26대 미국 대통령 테어도어 루스벨트는 1901년 백악관에 입성하면서 가족뿐 아니라 놀라운 동물원을 방불케 하는 애완동물들을 데려왔습니다. 흔히 상상하는 대통령의 반려동물과는 거리가 먼, 루스벨트 가문의 저택은 그야말로 동물원과 같았으며, 평범한 동물부터 기이한 동물까지 다양했습니다. 특히 유명한 것은 뱀 컬렉션이었는데, 이 뱀들은 한때 대통령 회의 중에 큰 소동을 일으켰고, 어쩌면 훗날 ‘애완뱀 집’이라는 크로스워드 퍼즐 힌트의 영감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루스벨트 대통령의 자녀들은 이 동물 애호 가족의 중심이었습니다. 그들이 키우는 동물 목록은 마치 기발한 상상력을 담은 목록과 같았습니다. 작은 곰 조나단 에드워즈, 도마뱀 빌, 듀이 제독과 도안 주교처럼 저명한 이름이 붙은 기니피그 무리, 돼지 모드, 오소리 조시아, 푸른 마코 앵무새 엘리 예일, 암탉 바론 스프레클, 외다리 수탉, 심지어 하이에나와 헛간 올빼미에 대한 소문까지 있었습니다. 토끼 피터와 조랑말 알곤퀸 역시 이 특별한 퍼스트 패밀리의 사랑받는 일원이었습니다. 루스벨트 대통령 또한 자녀들 못지않게 이 동물들을 매우 좋아했습니다. 특히 조랑말 알곤퀸은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재미있는 일화에 따르면, 어린 아치 루스벨트가 아팠을 때, 형 커미트와 동생 쿠엔틴은 알곤퀸이 찾아오는 것이 최고의 치료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들은 백악관 엘리베이터에 조랑말을 태워 아치의 방까지 데려갔지만, 알곤퀸은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푹 빠져서 나가려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루스벨트 대통령의 애완동물 중 가장 놀라운 것은 단연 쿠엔틴이 키우던 뱀들이었습니다. 한번은 쿠엔틴이 애완동물 가게에 갔다가 뱀을 한 마리가 아닌 무려 네 마리나 사 왔습니다. 그 후 벌어진 일은 코미디 영화의 한 장면 같았습니다. 어린 쿠엔틴은 새로 산 뱀들을 자랑하고 싶어 아버지의 집무실로 곧장 달려갔고, 아버지가 주재하는 중요한 회의를 방해했습니다. 처음에는 대통령 아들의 등장에 의원들과 관리들은 어색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하지만 쿠엔틴이 의기양양하게 뱀들을 테이블 위에 풀어놓자 분위기는 순식간에 바뀌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파충류의 등장에 고위 인사들은 혼비백산하며 도망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소란이 어느 정도 정리된 후 뱀들은 무사히 회수되어 재빨리 애완동물 가게로 돌려보내졌고, 백악관 직원들과 회의 참석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하지만 뱀이 백악관에 둥지를 튼 유일한 파충류는 아니었습니다. 쿠엔틴의 누나 앨리스 루스벨트 역시 뱀을 키웠는데, 그녀의 애완뱀은 루스벨트 가문의 특징적인 재치가 돋보이는 이름, ‘에밀리 시금치’라는 가터뱀이었습니다. 앨리스는 뱀의 초록색 빛깔과 가느다란 몸매가 자신의 이모 에밀리와 잎채소 시금치를 떠올리게 해서 그런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했습니다.
파충류 외에도 루스벨트 대통령 가족은 열렬한 개 애호가였습니다. 그들이 키운 개 중에는 체서피크 베이 리트리버 ‘세일러 보이’, 테리어 ‘잭’, 믹스견 ‘스킵’, 그리고 다리를 무는 버릇 때문에 결국 롱아일랜드에 있는 루스벨트 가문의 저택으로 보내진 악명 높은 불테리어 ‘피트’가 있었습니다. 앨리스 루스벨트는 또한 중국 마지막 황후에게 선물 받은 페키니즈 ‘만주’를 키웠는데, 그녀는 만주가 달빛 아래 백악관 잔디밭에서 춤추는 것을 보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루스벨트 대통령 가족의 백악관 애완동물 컬렉션은 그들의 활기차고 틀에 얽매이지 않는 가족 생활을 보여주는 증거였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탄 조랑말부터 대통령 집무실에 나타난 뱀까지, 그들의 동물 친구들은 미국 대통령 역사에 특별하고 잊을 수 없는 한 페이지를 장식했으며, 비록 퍼즐 제작자가 의도한 정답은 아닐지라도 ‘애완뱀 집’ 크로스워드 퍼즐에 대한 정말 독특한 해답을 제시했습니다!
(Reprinted from the National Archives and Records Administration)
